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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1988/삭신이 쑤시는 일상

코로나 후유증 / 부비동염(aka.축농증) 치료기 (2) 축농증 진단받다

by 망귤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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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후유증 / 부비동염(aka.축농증) 치료기 (1) 프롤로그

새해가 되었지만 안녕 못해! 블로그 첫 글 포스팅을 코로나 관련 글로 시작하게 되어 조금은 유감이다. 요즘 코로나 한번 감염되지 않은 사람 없다지만, 나는 지난해 9월 말 코로나에 감염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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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해제

 

얄궂은 인생살이

2022년 10월 1일. 드디어 격리 해제날! 

 

참 얄궂게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내게 집 이사 일주일 전에 찾아와 주었다. 격리 해제가 되자마자 이사를 떠나 짐 정리, 집 청소를 해야 했던 것이다. 이사를 코앞에 두고, 나는 속으로 제발 감염되더라도 이사 후에 감염되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곤 했다. 그런데 보란 듯이 이사 직전에 걸려버렸다! 

 

기가 막혀서. 어쩜 운이 안 좋아도 이리 안 좋을 수 있냐고 하늘을 원망했다. 하지만 그나마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얻었기에, 격리는 끝내고 이사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기로 하고, 드디어 맞이하게 된 이삿날. 내 축농증 증상은 딱 이 격리 해제일에 시작됐다.

 

 

 

첫 축농증 증상 발현

 

안면 통증에 치통이 있으면 일단 의심을 해보세요

 

얼굴이 전체적으로 찌뿌둥한 느낌에, 머리가 무겁고, 피곤함이 잔뜩 몰려온 느낌. 처음엔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두통이 있나 보다 해서 진통제 하나를 먹었다. 조~금 나아지는 듯했지만 증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머리가 띵하다 보니 누워있고 싶었지만 새 집으로 가서 이삿짐을 풀어야 했기에, 이사 센터 분들께 마실 걸 사다 드리려고 왔다갔다 물건을 나르면서 힘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근데 자꾸 왼쪽 콧구멍에서 콧물이 흐르는 게 아닌가. 훌쩍거리면서 하루 종일 버텼는데, 나중에 마스크 안을 보니 아주 샛노란 콧물의 흔적이 있었다. 그냥 투명한 물이 아니고 샛노란 콧물. 이거 뭐지?

 

아 이거 축농증 같은데

 

간신히 대충 정리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는데, 머리가 띵하고 이빨까지 아파온다. 왜 이렇게 컨디션이 별로지? 진짜 이상하단 생각만 하다가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축농증 증상일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안면 통증, 치통이 있을 수 있다니?  얼굴을 꾹 눌러보니 정말 멍이 든 부위를 누르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진다.

 

결정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건 다음 날이었다. 콧속에서 냄새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냄새는 점점 더 심해졌는데, 이건 그냥 감기 걸렸을 때 흔히 나는 비린? 누런 콧물 냄새 정도가 아니다. 콧속에서 뭔가 썩은 듯한 냄새가 났다. 살다 살다 이런 악취는 처음이다. 축농증 증상을 다시 검색해 보니 악취도 증상 중 하나였다. 

 

악취에 두통에 치통에 난리다 난리

 

축농증엔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당시는 주말이었으며 다음날인 월요일은 10월 3일 개천절이었기에 병원에 갈 수가 없었다.

 

통증과 악취는 심한데, 방법이 없을까? 그러다 예전에 치과에서 치료받으면서 받았던 진통제 + 항생제가 딱 생각이 났다. 내 맘대로 약을 복용해선 안되지만... 그냥 먹어버렸다!!! 냄새는 잡히지 않았지만, 다행히 통증 정도는 잡혔다. 월요일은 그렇게 치과약(?)으로 버텼다.

 

 

축농증 진단받다

 

진짜 병원 가는 게 제일 싫어

 

2022년 10월 4일. 어찌어찌 월요일을 견디고 화요일이 되었다.

 

퇴근하자마자 코로나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던 이비인후과로 달려갔다. 내 증상 설명을 듣던 선생님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ㅎㅎ 특히 얼굴이 아픈 건 좋지 않은 신호 같았다. 그 아픈 분위가 얼굴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더.

 

일단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1차 병원이라 큰 병원에서 찍는 CT는 아니고, 3D 형식으로 얼굴 모습이 나오는 기기였는데 대충 검색해 보니 이것도 CT이긴 한데 약간 간이식? 이 아닐까 한다.

 

아니 이건...!!?

 

사진을 보고 한숨 쉬는 선생님.

 

결국 내 증상은 축농증이 맞았다. 사진을 보니 비어 있는 우측 부비동과 달리, 좌측 부비동에 농이 가득 차 있었다. 예상은 하고 갔기에 덜 충격적이긴 했는데, 사진을 막상 보니 정말 기가 막히다. 다행히 당장에 수술을 해야 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고, 항생제를 먹으면 되고, 한 두 달 먹어보고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고 한다.

 

뭐 수술할 정도까지야 진행되겠어?

 

보통은 항생제를 몇 주 동안 먹으면 낫는다고 한다. 나도 약을 먹으면 다 났겠거니 했다. 조금 걱정된 건 항생제를 장기간 먹어야 한다는 거. 예전에 항생제를 먹다 설사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 설사하면 어쩌냐고 하니, 치료를 위해선 피할 수가 없단다.

 

코세척 추천도 받았다. 콧속 먼지와 농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다. 코세척을 하루에 두 번 정도 진행하라 해서 난생처음 코세척도 해보게 되었다.

 

-사용법은 유튜브에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찐의사TV에서 찍은 코세척 영상을 추천한다. 여러 영상을 주의 깊게 잘 보고, 자기가 많이 해보고 노하우를 터득하는 게 중요하다.

 

 

효과 없던 약물(항생제) 치료

 

나는 약물치료(항생제)를 두 달 조금 넘게 진행했다. 

 

다행히 항생제 체질인지? 그 긴 시간 동안 두통이나 두드러기, 설사 같은 증상은 없었다. 그래서 일상생활은 정상적으로 영위해 나갔다. 그동안 항생제를 참 다양하게도 복용했다. 약한 약에서부터 강한 약까지, 웬만한 항생제는 섭렵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증세가 나아질 듯 나아지지 않는 증상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후비루와 악취

코 안에 농이 있는 게 느껴지는데, 풀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콧물이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지속되었다. 이외에도 약을 먹으니 심한 악취는 잦아들었지만 가끔씩 쾌쾌한 냄새가 여전히 났다. 그래도 악취가 잦아들었다는 건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라 해서 희망을 가졌다. 

 

연두색 농

원래 사람의 콧물은 투명한 색이다. 콧물의 색이 진해진다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니다. 투명, 아이보리, 노란색, 연두색, 초록색 순으로 갈수록 콧속 상태는 좋지 않음을 뜻한다. 나 같은 경우엔 아이보리색도 나왔다가, 노란색도 나왔다가, 코세척을 하면 연두색 콧물도 나왔다. 어쨌든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코를 풀면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후비루 증상만 지속되었는데 어쩌다 며칠 노란, 연두색 진득한 콧물이 갑자기 앞으로 흘러나왔다. 흐르는 건 아니고, 풀면 시원하게 나왔다. 회사 출근길 아무렇지 않게 괜찮다가도, 이 연두색 농이 코 안에서 생성되면(?) 코에서 악취가 나면서 답답했기에 풀어버리고 싶어 신경이 곤두섰다.

 

이 시기부터  하루 두 번 하던 코세척의 횟수를 4,5번으로 늘렸다. 연두색 슬라임 같은 농이 잔뜩 나오더라는...... 징글징글한 농. 안에 고여있던 농이 나오는 건가 싶어 쾌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것도 며칠 지나니 증상이 사라지고, 다시 원래 후비루 증상으로 돌아갔다.

 

왜 이렇게 안 낫는 거야 댓체???????

 

나는 짧게는 3일~일주일 정도 간격으로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후반에는 코 세척을 열심히 해서 그런지 비내시경으로 봤을 땐 부비동으로 연결되는 쪽에 농이 고여있긴 하나 상태가 아주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지속되는 후비루 증상, 코세척을 할 때마다 나오는 연두색 콧물 색상엔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냄새가 거의 없다가도 밤에 누워있으면 코 넘어갈 때 씁쓸한 냄새가 올라왔다.

 

두 달을 넘게 온갖 항생제를 챙겨 먹고, 술 한 잔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고, 진짜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왜 안 낫는 건지, 정말 수술을 생각해야 되는 건지 싶었다. 이비인후과 선생님도 1차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정도는 다 했다고 하신다. 항생제 주사를 맞는 등 더 다양한 방법이 있긴 하나 이건 큰 병원에서 가능하다 하신다.

 

그럼 큰 병원으로 가란 말씀이시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드렸습니다 환자분

 

선생님은 어차피 대학병원에 가도 항생제를 또 줄 것이며, 그 후 수술을 진행하게 되더라도 축농증은 백 프로 완치되는 건 아니므로 재발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시면서 꽤 조심스레 말씀을 하신다. 근데 결국엔 여기서 방법은 없는 거잖아요?...

 

게다가 이렇게 항생제가 안 듣는 축농증의 경우 곰팡이 축농증의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엔 인위적으로 안에 있는 농과 곰팡이를 빼내는 수술밖에 답이 없다고 한다. 결국 내게 남은 건 큰 병원에 가서 더 자세한 검사를 받고, 안될 경우엔 수술을 바앎;ㅣㅏㄷ절ㅈㄷ;ㅣ렂디;랒ㄷ!!!!!!!!!!!!!!!!!!!!

 

 

나는 결국 그리 가고 싶지 않았던 3차 병원에 예약했다. 

 

 

징하다 축농증

 

 

대학병원에 간 이후 후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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