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양, 가격까지 모두 잡은 부평 중식당 '수반'에서의 식사 기록!
방문일 (2023년 4월 19일, 2023년 5월 23일)
참 빨리도 쓰는 식당 방문 후기. 오늘 후기를 쓸 곳은 부평 남부역 쪽, 부평 성모병원 인근에 위치한 '수반'이라는 중식당이다. 저녁에 지나가면서 보면 강렬한 불빛이 도는 간판 때문에 젊은 사람들 취향의 술집 같기도 한데, 알고보니 알찬 중식당이었던 곳이다.
나는 4월과 5월 두 번 방문했는데, 두 번 방문할 때마다 모두 대만족했다. 같이 갔던 가족도 만족!
위치
수반
인천 부평구 동수로 80 부평역화성파크드림 상가 1층 101호 (부평동 995)
place.map.kakao.com
위치는 부평 성모병원 쪽에 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동네 식당 같기도 한데, 알아서들 잘 찾아오는 느낌? 부평 번화가 쪽에 위치하지 않은 게 나로선 더 좋다. 번화가에 있으면 지금의 가격과 느낌이 아닐 수도 있을 테니까...
고루 고루 맛있는 중국집
첫 방문일인 4월 19일엔 엄마와 둘이 저녁 7시경 방문했다. 식당은 아주 크진 않지만 이상한 냄새가 난다거나(매우 중요) 하는 거 없이 깔끔하니 젊은 사람들 취향으로 꾸며져 있었다.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는데 다행히 하나가 남아 있어 웨이팅 없이 바로 착석.
우린 식사 하나, 요리 하나를 시켰는데, 매운 걸 못 먹는 엄마를 배려해서 짬뽕은 하얀 짬뽕(8,500원)으로, 요리류는 허구한날 먹는 탕수육 대신 어향 가지 새우(21,000원)로 시켰다. 참고로 하얀 짬뽕은 혹시나 모자랄까봐 1,000원을 추가하여 곱빼기로 바꿨다.
먼저 나온 짬뽕!! 천원을 추가했더니 웬 세숫대야만한 그릇에 등장..♥
감히 천원이나 더 주고 곱빼기를 시키냐는 듯 곱빼기 사이즈 짬뽕의 면양은 엄청났다. 9,500원에 맛있게 즉석에서 볶아주는 곱빼기 사이즈 짬뽕을 배터지게 먹을 수 있다니. 요즘 전체적으로 바깥 음식 값들이 원체 많이 오르다보니(특히 서울의 음식값은 정말...) 곱빼기 사이즈의 9,500원 짬뽕이 새삼 괜찮게 느껴진다.
사진에 나와있는 그대로, 구수하면서도 불에 열심히 볶은 향이 물씬 나는 것이 참 좋았던 짬뽕이다. 내 입에는 사알짝쿵 삼삼한 편이었는데, 우리 엄마는 딱 간이 좋다고 하심. 또 하나 좋았던 건 얇은 면인데, 파스타 면마냥 단단한 느낌이 전혀 없이, 비교적 얇고 부드러운 면이었다. 설익음 없이 푹 익어 나와 입에서 부드럽게 호로록 넘어가는 게 아주 좋다. 면에 국물이 가득 베어있는 느낌. 아주 만족.
그리고 등장한 어향가지새우! 제일 맛이 궁금했던 요리.
메뉴 설명란에 나와 있는 워딩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 요리는 '가지 사이에 다진 새우살을 넣어 튀긴 후 어향소스를 뿌린 요리'이다. 흰색 국물을 시켰으니 요리는 빨간 걸로 시켜보자 해서 시켜봤는데, 비주얼이 장난 아니다. 꽤나 큼지막한 튀김 두 개가 양상추 위에 올라가 맛있는 어향소스 이불을 덮었다.
퐁신한 새우살이 한가득♥ 가지 속살에 새우살까지 한가득 차 있다보니 튀김이 클 수밖에 없다. 튀김 자체가 아주 크고 튼실한 것이... 가위로 커팅해서 몇 개 먹었더니 벌써 든든하다. (먹다가 벌써 배가 불러 큰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어향 소스가 들어가는 요리는 이렇게 중식당에서 처음 제대로 먹어봤는데, 뭔가 익숙한 듯하면서도 독특한 소스맛이 좋았다. 아주 맵지 않고,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달함이 있는 것이, 같이 들어간 채소가 씹힐 때마다 새로운 식감이 더해진다.
여자 둘이 먹기에 짬뽕 곱빼기랑 요리는 어려웠던 걸까나?
짬뽕을 보통 시켰으면 싹 다 비웠을 거 같긴 한데, 짬뽕 양이 많고 튀김도 속이 꽉 차 몇 개 먹으니 배가 차오르기 시작해서 결국 요리는 조금 남겼다. (물론 포장행~) 이렇게 둘이 배터지게 맛있는 외식을 했는데 나온 돈은 30,500원. 짬뽕을 일반사이즈로 시켰으면 3만원도 채 안 나올 뻔했다. 와 ㅠㅠ반해버렸쓰.
한 달 정도가 지나 이젠 여자 셋이서 재방문! 이날도 평일 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운 좋게 창가쪽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식당 내부 사진을 몰래 찍어봤다. ㅎㅎ
오늘은 한 사람이 추가된 만큼, 식사 하나를 더 추가해서 식사 2개에 요리 하나를 먹어보기로 했다. 엄마 페이보릿인 흰 짬뽕 1, 마파두부덮밥 1 그리고 탕수육으로 간다!!!!!!!!!!
반찬으론 이쁜 연한 색깔의 단무지랑 짜사이가 나온다.
오독오독 맛있는 짜사이. 단무지는 연한 색깔의 얇게 썰린 단무지인데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왠지 이 단무지라면 몸에 안 나쁠 거 같음(근거 있나?)
그리고 함께 나온 따끈한 자스민차.
진짜 이런 센스 너무 좋음. 냉장고에 한참 있던 차디찬 물통이 안 나와서 얼마나 반갑던지 ㅎㅎ 차디찬 물은 정말 계절을 불문하고 너무 싫다고... 특히나 식전에 얼음 같은 찬물은 먹고 싶지 않다구...
여전히 변함 없는 이쁜 하얀 짬뽕(8,500원).
오늘은 일반 사이즈로 하나. 구수한 국물이며 풍부한 채소, 국물 간이 잘 베어 있는 얇고 부드러운 면도 여전하고...
매콤한 게 있음 좋겠다 싶어 하나 시켜본 마파두부 덮밥(8,000원).
사진으론 다 안 담기는데, 저 그릇이 꽤 크다. 큼지막한 그릇에 푸짐하게 나오는데 반했잖어 진짜ㅋㅋㅋ 두부는 연두부처럼 부드러운 두부여서 마지막에 살짝 함께 볶은 거 같고, 간 고기며 파며 듬뿍 볶인 진한 소스 진짜 취저ㅠㅠ 자극적인 덮밥에 부드럽게 곁들이라고 담아 내준 계란국도 고맙고. (여긴 끓여놓은 짬뽕국이 없는 게 확실하다)
첫 방문 때 뻔한 게 먹기 싫어서 안 시켰던 탕수육(20,000원).
-사이즈는 기본 사이즈. 대,중,소가 있는 건 아니고 일반 사이즈 하나인데, 탕수육이 워낙 잘나가는 메뉴인지 미니 사이즈 탕수육(11,000원)도 팔고 있다.
전에 먹은 어향 가지 새우도 물론 엄청 맛있었지만, 와, 이 탕수육 한입 딱 먹어보곤 왜 그때 안 시켰지 살짝 후회했다. 와, 이거 정말 맛있다. 어떻게 이런 포근한 바삭함이 있을 수 있지?
이쁘게도 튀겼네~ 하곤 평범해 보이는 고기 튀김 하나를 입에 넣었을 때 그 기분 좋은 충격이란! 기분 나쁜 바삭함과는 거리가 먼, 그렇다고 눅눅한 것과도 또 다른 느낌의 폭신함이 느껴지는 바삭함의 조화, 이거 뭐냐고 ㅎㅎㅎ나는 보통 부먹 스타일이지만, 이 기분 좋은 식감을 계속 느껴보고 싶어서 소스를 뿌리지 않고 찍어 먹었다.
놀랐던 건 튀김뿐만이 아니었다. 고기도 잡내 하나 없이 세상 부드럽다. 내 갤럭시 노트20 카메라는 저 고기가 가진 매력을 다 담질 못한다. ㅠㅠ 핑크빛 고기가 상태가 좋아보이는 거 정도는 담아낸 듯한데, 연한 고깃살을 담는 건 아무래도 불가능.
여자 셋이 배터지게 먹었던 저녁 식사. (마지막엔 조금 남겼다.)
두 번밖에 안 가봤지만 이 집은 양에 야박한 집은 절대 아니다. 몇 수저 뜨니 없네 스타일의 집들과는 많이 다름. 가격도 참 괜찮다. 메뉴판을 보니 요리 메뉴도 3만원을 넘는 게 없다. 가족끼리 가서, 동료끼리 부담없이 가서 맛있게 여러개 시켜 나눠먹으면 참 괜찮을 거 같은, 그런 집.
우리는 술을 안 즐겨서 온전히 식사로만 즐겼는데, 요즘 같은 때 성인 3명 외식 나가면 식사만 먹어도 돈 5만원은 아주 기본으로 깨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었냐고! ㅠㅠ 4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을 정말 종류별로 제대로 즐겼다.
다음 방문이 기대되는 곳
후기들 보니 다른 음식도 기깔나게 맛있게 하는 듯하다. 가게 앞에 추천메뉴가 쓰여 있긴 하지만, 사실상 의미없는 집 같음. 왜냐하면 엥간한 음식 메뉴가 다 쓰여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그냥 모든 음식에 자신있는 집!! 실패 없는 집!! 누가 놀러오면 걱정 없이 데려가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 그런 집! 땅땅땅
나중에 가면 기본 짜장 짬뽕도 한번 먹어보고, 다른 요리 메뉴도 먹어봐야겠다. 이건 괜찮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집이 아니고, 그건 또 얼마나 맛있게 할까 기대하게 하는 집을 정말 간만에 찾은 듯해서 기쁘다.
※ 혹시 음식 배달이 될까 싶어 배달의 민족에서 이집을 검색해봤더니 배달은 안 하고, 포장만 가능하게 되어있다. 근데 그마저도 바쁜 시간엔 닫아놓는 듯하다. (먹다가 한번 들어가봤더니 주문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이 집은 그냥 와서 먹도록 하자. 맛있는 거 먹으려면 그 정도 정성과 노력은 들이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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